[WIN] 국산 고전RPG - 날아라 슈퍼보드 환상서유기 리뷰 : 절하는 RPG (수정2)
*수정1(2020-10-14) : 푸산 캐릭 설명 추가
*수정2(2023-12-16) : 환상서유기 이터널 링크츄가
* 개인 팬분이 개발하던 후속작(?)격 '환상서유기 이터널' 이 2023-12-14에 완성되어 배포 시작되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lcm9837/223292824494
* 주의 : 이 글에는 이 게임의 비판 내용이 담겨 있으므로, 그게 싫으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 주십시오.
게임은 비판하지만, 제작자 분들께는 감사 드립니다.
● 앞서 제작진에의 감사
만듦새를 보면 어려운 상황에서 만들었다는 점이 역력히 드러납니다. 정신적 압박 상태에서 만들었음을 알 수 있는 전투난이도, 개발자 NPC의 대사 등.
그러한 상황에서도, 옛 게이머들에게 칭찬받는 훌륭한 국산IP(지적재산권)의 게임을 만들어낸 노고에 찬사를 보내며, 덕분에 이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었음에 감사드린다는 점을 알려 드립니다.
아래부터 편의상 반말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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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1998년작 고전 RPG게임 '날아라 슈퍼보드 - 환상서유기' 를 플레이하고 리뷰를 쓴다.
이 게임을 검색해 보면 칭찬들이 많이 나와서 플레이 유혹을 받을 수 있는데, 이 리뷰는 나같은 피해자가 더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 쓰는 것이다.
두기님 런처로 1.5년 전쯤 플레이 하였으며, 9999대미지 제한 해제 모드로 했다.
(이 게임은 최대 대미지가 기본적으로 9999로 제한되어 있는데, 옵션으로 해제가능하다)
● 이 게임의 마이너스(-)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주요 이벤트가 스킵된다.
이 게임은 IMF 경제위기 때 출시되어서, 만들다 말고 출시되었다. 때문에 주요 이벤트들 연출이 빠져있다.
▲ 시작 직후, 명목상 여주인공 '미로'가 실수해서 알이 부화하는 이벤트인데, 화면이 흰색으로 번쩍 하더니 그냥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 버린다. 처음에는 버그인줄 알았다.
게임메카에서 공개중인 PC챔프에는 해당 내용이 설명되어 있다. 내용만 잡지사로 넘어가고 이벤트는 미완성으로 출시된 듯 하다.
▲ PC챔프 1998년 01월호 에 있는 초반 이벤트의 연출 그래픽 (게임에선 안나옴)
▲ PC챔프 1998년 11월호에 설명된 이벤트 내용
주요 이벤트들 다수가 이런식으로 그냥 스킵되어 버린다. 연출이 안나오므로 무슨 내용인지는 전후 상황으로 유추할 수 밖에 없다.
검색결과 버그가 아니라 미완성으로 출시된 결과로 결론지었다.
2. 전투 난이도가 장난이 아니다 = 빈번한 게임오버
전투 한번한번의 난이도가 매우 높다. 일반 몹이 종나게 세다는 말이다. 보통 적한테 대충 2~4대쯤 맞으면 쓰러진다 보면 된다.
등장 적의 숫자도 랜덤하게 결정된다.
주인공이라고 예외없다. 이정도 밸런스는 게임 끝날때까지 체감상 큰 변화는 없다. (후반엔 적의 수가 많아지므로)
손오공이라고 셀것 같은가? 전혀 아니다. 공격력은 다른 공격수들과 비슷하고, 범위기술만 있을 뿐이다.
▲ 4번 맞으면 사망. 적도 그정도 때려야 죽일 수 있는데, 적은 보통 4명 이상 나온다.
중반쯤 손오공,저팔계,사오정 3명 파티가 될 때인데, 주인공 3인방 임에도 오히려 난이도가 높아져 더 빈번히 게임오버를 보게되는 장소이다.
해본 사람은 안다. '헥터'라는 보스를 만나러 가는 곳인데, 전투발생시 적이 적게 나오길 비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전투 한번 끝날때마다 세이브하고 회복약을 빨게 된다.
약을 정말 수도 없이 빨아제낀다.
아군 캐릭터들의 모습은 아래와 같은데,
▲▲▲▲▲ 얘네들 전부 약쟁이 들이다 ▲▲▲▲▲
◎ 전투시 적의 수는 완전랜덤
이렇게 적이 무더기로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이건 답이 없다(화면2개 분량으로 나온 모습).
그냥 ALT+F4를 눌러서 게임을 종료해라.
(이 게임은 '도망'메뉴가 없다. 처음에 ALT+F4를 생각치 못하고 계속 싸우다 죽으려 했던 것이 더 열받는다)
저 숫자의 반만 나와도 이기기 힘들다. 한턴에 한두명씩 요단강 건넌다.
◎ 이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도 부정할 수 없을, '파티 밸런스 문제'
중후반에 이 3명으로 진행해야 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게임오버를 한층 수없이 보게된다.
미로(맨왼쪽)와 소나타(가운데) 2명은 공격성능이 병들었다.
◎ 후반 노가다 장소인 투기장
참고로 여기서 버그가 있는데, 투기장 내에서 단축키 세이브를 하면 로드시 오류가 나므로, 반드시 나가서 세이브해야 한다.
(이게임은 특정장소에서 세이브가 제한되어 있지만 단축키를 누르면 가능하게 되어 있다.)
투기장의 난이도도 장난이 아닌건 마찬가지다. 거의 1/2 확률 이상으로 게임오버를 보게 된다. 정녕 이것이 제정신인가?
▲ 이건 플레이할때 찍은 건데, 일부러 죽으려고 찍은게 아니다.
정상적으로 하다가 사오정 빼고 다 누운 것이다. 적은 5명 살아있고.
적이 많이 출현하면 무조건 이렇게 된다. 입벌어지는 난이도다.
투기장 노가다로는 최강 검이라고 하는 '빔샤벨'을 장비하기 위한 '모빌 슈츠'를 얻을 수 있지만 함정이 있는데, 이 무기는 바로 앞칸만 최대 공격력이 나온다 : 적을 죽이는 횟수에 큰 변화가 없으므로 별로 쓸모없다 생각된다.
◎ 반드시 얻어야 하는 아이템
반인반수 캐릭터인 '자하'를 변신시키기 위해, 후반 화산에서 병에 용암을 담은 보온병 + 변신세트 가 필요한데, 이걸 장착시키면 이 캐릭터가 짐승으로 변신되며, 에디트를 한 듯이 세진다.
최종 변신시킨 모습
얘를 변신시키지 않으면 클리어가 사실상 힘들다 생각된다. 이 캐릭을 제외하면 막판 보스에게 한대 맞으면 거의 죽음이기 때문이다.
'자하'캐릭터는 마법도 손오공보다 좋은, 게임 최강캐이다.
2-1. 노대미지 버그(?)가 빈번히 발생
전투에서 공격시 적이 0대미지를 받는 상태가 3가지나 된다. 정상적으로 대미지가 들어가는 경우는 1가지다.
① 적의 회피동작이 나오며 노대미지 (아무런 글씨 안뜸)
② '0'숫자가 뜨며 노대미지
③ 'MISS'글자가 뜨며 노대미지 (적 우상단 숫자는 적의 HP/MP이다)
④ 정상 대미지가 들어가는 경우
이런 미친 경우가 어디있나? 4가지 결과 중에 1가지만 정상 대미지가 들어가다니? 실제 확률은 모르겠으나 위 설명으로 유추할 수 있듯, 노대미지는 대단히 빈번하게 발생하여 짜증 요소가 된다.
혹시 이렇게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다. '0대미지가 결정된 이후, 0대미지나 MISS가 연출로만 나뉘는게 아닌가' 하고 말이다. 그러나 그게 아니다. 증거 스크린샷이 아래에 있다.
아래는 한번의 전투에서 벌어진 실제 상황이다.
▲손오공 최고기술. 첫 턴에 전부 '0' 대미지
▲두번째 턴에도 전부 '0' 대미지
▲ 3번째 턴엔 2/5명 한테만 대미지 들어감. 둘은 MISS이다.
이건 무작위로 찍은 실제 상황이며 전혀 이런 상황을 의도해서 찍은게 아니다. REAL 이란 말이다.
'0대미지' 상태와 'MISS or 정상대미지' 상태가 나뉘어져 있는 증거 스샷이다.
주인공의 최고 기술(전체공격)로도 후반 일반몹 조차 처리할 수 없다. 오히려 '자하'캐릭터의 마법은 0대미지 현상이 없는 것 같다.
한가지 위안이라면, 이 MISS는 적이 아군을 때릴때에게도 발생한다는 점이다.
2-2. 전투 스킬의 범위에 장애가 있다.
적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없다 = 전투가 길어진다
▼ 직선 범위중에 한놈만 선택할 수 있는 스킬
▼ 저팔계의 상위레벨 기술인데, '4방향 직선만 + 붙은놈은 빼고'
▼ 저팔계의 최종스킬인데, 붙은 적은 공격하지 못한다. (적은 대부분 근접해와서 때림에도)
해보면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 사오정은 기술이 2개 밖에 없다.
NPC와 대화해서 배우는건데 둘다 회피스킬이라, 공격 성능이 좋지 못하다.
▼ 턴언데드 같은 기술인데, 십자형 공격이지만, 범위는 떨어진 앞쪽 4칸 중에 선택해야 한다.
이 범위는 뭘까?
▼ 손오공 최종 직전 스킬인데, 이정도 밖에 범위가 안된다. 적을 한번에 죽이는 것도 아니다.
- 소나타는 회복/버프 스킬의 범위가 사방 한칸 밖에 안된다.
최종스킬 얻기 전까진 고통의 연속이다.
몸을 부비부비 하고있지 않으면 회복/버프가 안된다.
회복시 포즈인데... 만세는 왜 부르나?
전투담당 개발자에게 악의가 있었던 건 아닐까?
이에 관련하여 게임내 개발자의 코멘트가 있는데...
▼ 골 까게 만드는 전투 담당개발자 NPC의 대사
"전투가 뭐가 어렵다는 거야!!!
너무 쉬워서 좀더 어렵게 해야 할 것 같은데......그리고 난 사오정이 아니야!!!" 라고 한다...
"나는 사오정이 아니야!!" 라는걸 보아, '전투를 더 쉽게 만들라'고 여러 번 조언을 들었는데 무시한 걸로 추정된다.
2-3. ★주인공이 적한테 절을 하는 게임
게임을 끝낸 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이것이다. 절을 하는 아군 캐릭터들의 모습 말이다.
이 게임은 '도망'메뉴가 없기에, 전투는 누가 살고 누가 죽느냐의 데스매치이다. 빠꾸하고 싶으면 ALT+F4로 게임을 꺼라.
그런데 몇대 맞아 빈사 상태가 되면 적한테 절을 하고 앉아있다.
몇대 맞으면 아군이 쓰러지는 것도 스트레스 요인인데 왜 하필 '절' 일까?
노빠꾸 전투와도 어울리지 않는 행위다.
◎ 딸피(빈사) 상태의 모범 사례
① 리얼바웃 아랑전설 스페셜
② 용호의 권2 - 에이지 : 기술로 피니쉬 시
이런 식으로 근성을 보여주는 모습이라던지,
③ 파판6 (1994년 출시)
무릎을 꿇어도 시선은 적을 응시한다던지 하는 사례가 있는데...
이 게임은
PO구걸WER 을 하는 것이다.
한심하게 보여서 정내미가 떨어진다.
이 포즈는 뭘까? 좋게 말하면 자세교정이 필요한 스쿼트, 안좋게 말하면 대변 누는 포즈 같다.
참고로 이 캐릭의 이름은 '푸산' 이다. 혹시 영어로 'Poo싼' 일까?
개인적으로 절할때 들리는 전투 BGM도 정신공격을 당하는 것 같은데, 전투BGM 중간에 요상하게 들리는 부분이 있고 거기가 기억에 남아서 그렇다.
다행히 메뉴에서 BGM을 끌 수 있지만, 영상으로 찍어 보면 다음과 같다. (7초짜리 저화질)
이렇게 전투를 악마적으로 만들어 놓은 이유가 매우 궁금하다.
혹시 개발자 월급이 밀려서, 월급이 나오게 해달라고 비는 행위를 게임에 넣은 건 아닐까?
반쯤 사이코가 만든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투가 어렵다.
3. 플레이시간이 길다
50시간이 넘어간다. 치트 없이 하면 많이 힘들다. 이 모든 것은 전투 때문이다.
최종보스전 세이브파일에 기록된 시간이 48시간이었는데, 세이브/로드 한 시간까지 합치면 70시간은 넘을 것 같다.
● 이 게임의 플러스(+)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원작의 세계관을 재해석 한 점
- 여주인공 '미로'는 옛날 만화책 슈퍼보드 초반에 나온다고 한다. 보진 못했으나 신선한 점.
+ 신캐릭 파오, 푸산, 자하
- 영화 동방불패처럼, 삼장법사가 권법을 위해 부x을 뗐다거나 하는 점이 신선하고, 삼장은 동료중 한명일 뿐, 모시고 서쪽으로 간다거나 하는 내용이 전혀 아니다.
2. 겨레의 얼을 되새기게 한다.
캐릭터들이 절(빈사상태시)을 하고 만세(회복시)를 부름으로써, 동방예의지국으로서의 정체성(?)과 3.1운동 항거정신 등 겨레의 얼을 되새기게 한다.
3. 미완성 출시인 점
무슨 소린가? 할텐데, 검색으로 나오는 글들에는 '스토리가 끝까지 완성됐더라면 좋았을 것' 이라는 말들이 많은데 정말 끔찍한 얘기이다.
만약 이게 끝까지 완성되었다면 플레이시간이 100시간이 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완성 출시가 장점이 되었다.
이럼에도 이 게임을 하겠다면, 치트모드 사용을 권장한다.
* 게임 팁
- Scroll Lock 키를 누름으로써 게임 스피드가 토글된다.
- F6으로 빠른 걷기 모드 가능 (게임내 나옴)
- Shift를 누르면 연출이 빨라진다.
- 공략은 게임잡지 공략 말고, 인터넷 블로그에 잘 되어있는게 여러개 있는 것 같으니 그쪽이 좋다.
● 엔딩을 보고 나서 깨달은 점
엔딩은 마왕을 물리치고 해피~ 이지만, 플레이 느낌상 해피엔딩이 아니다.
무슨 뜻인지 설명하기 전에 잠깐 '평행세계'(= 페러렐 월드: Parallel World)에 관해 설명하자면,
과거에서 뭔가를 바꾸면 미래가 바뀌지만, 원래의 미래는 하나의 '평행세계'로써 존재한다는 개념이다.
이 게임의 수많은 평행세계에서 이미 주인공들은 다 뒈지고 없다. 오직 하나의 평행세계에서 만이 생존하여 엔딩에 도달한 것이다.
수많은 게임오버가 그것을 어필한다.
마치 유명만화 '드래곤볼'의 미래에서 심장병으로 사망해있는 손오공이나,
또는 최근만화 '드래곤볼 슈퍼'에서도 미래 손오공은 '자마스'라는 놈에게 빙의되어 사망 상태인데, 그것처럼 이 게임의 손오공도 뒈지고 없는 것이 오리지널 세계라는 느낌을 받았다.
옆동네 손오공은 드래곤볼로 살렸을지 모르지만 여기선 그럴 수 없으므로, 아마 다른 놈들도 다 뒈졌을 것이다. 약을 너무 빨아서든 뭐든...
주인공 파티가 엔딩까지 도달한 것이 '환상'이기 때문에 게임제목이 '환상서유기'가 아닐까 하는 것이 뇌리에 빛난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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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 게임을 좋아하셨는데, 리뷰를 끝까지 읽고 언짢으신 분이 계신다면 양해를 구걸합니다.
=== 끝 ===